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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culture project 5th

with Lee Jae Hyo

재효의 작업실에는 그가 만든 여러 작품들의 사진이 다닥다닥 붙어있다.

그 사진 중에서 가장 내 마음이 끌린 것은 눈 온 날 발자국을 이용해서 여러 개의 원이 담긴 사진이었다. 발자국에 의해 만들어진 눈의 원은 연못에 떠있는 연잎처럼 보였고, 인위적 개입에도 그대로 남아있는 때 묻지 않은 자연성의 대조처럼 보였다. 나는 바로 저것이 재효 작업의 가장 재효다운 특성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재효의 작업 방식은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어야지라고 생각하는 아이처럼 단순하고 직접적이다. 숲에 들어가서 나무 공을 만들고, 풀밭에서 풀 공을 만들고, 눈 온 날 발자국 도장을 찍어 동그라미를 남겨보면 어떨까?

드러내는 재료의 본래성과 자연성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이런 것이 여기 있었나 싶은 낯선 무엇이 어떻게 하면 툭하고 튀어나올까?

겨울 마당에 쌓인 눈은 겨울의 익숙한 풍경이지만 그가 지나고 난 마당에는 뭔가 낯선, 그러면서도 익숙한 동그라미들이 남았다.

그 눈의 동그라미들이 내 속에 동심원의 파문을 일으킨다.

한생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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